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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경제이야기27 : 모바일 게임 속 ‘가챠 시스템’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확률 기반 구매, 왜 계속 결제하게 되는가

모바일 게임의 가챠 시스템은 유저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확률에 따라 무작위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소비 행위와 달리 ‘기대효용’이라는 심리적 요소를 자극해 반복 결제를 유도합니다. 기대효용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정한 보상을 받을 때보다 불확실성을 내포한 보상에서 더 큰 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버드대 행동경제학자인 토드 로저스는 “불확실한 보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손실 회피 성향보다 보상 기대 심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챠 시스템은 심리적 중독성을 유발하며, 낮은 확률로 고가치 보상을 설계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매출을 이끌어냅니다.

 

일상 속 경제이야기27 : 모바일 게임 속 ‘가챠 시스템’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까?
사진: Unsplash 의 Pandhuya Niking

 

 

파레토 법칙과 고래 유저 구조

가챠 기반 수익 모델은 전체 유저 중 소수의 고액 결제 이용자, 이른바 ‘고래 유저(Whale)’에게서 수익의 대부분을 창출합니다. 이는 파레토 법칙(80:20 법칙)에 기반한 구조로, 전체 이용자 중 소수가 전체 매출의 80~90%를 책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모바일 게임 분석 플랫폼 Sensor Tower(2023)의 조사에 따르면, 상위 1% 유저가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게임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수익 안정성 면에서 불균형을 내포하고 있지만, 고래 유저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과 VIP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 충성도를 유도하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규제와 소비자 보호의 딜레마

가챠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사행성과 유사한 구조를 띠고 있어, 각국에서 규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준하는 소비 유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으며,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일부 게임의 가챠 시스템을 불법 도박으로 간주해 판매를 금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가 법제화되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확률형 아이템은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어 투명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규제는 게임사의 수익모델 자체를 흔들 수 있어, 산업 성장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게임의 수익 구조를 넘어서다

가챠 시스템은 단순히 게임 내 재화를 넘어서, 게임 산업 전체의 수익 모델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무료 다운로드 기반의 프리미엄 게임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확보하려면, 소수의 유저에게 반복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경제학자 캐서린 터커는 “디지털 상품은 한계 비용이 거의 0에 수렴하기 때문에, 가격 차별화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 층을 공략하는 방식이 이상적인 수익 전략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챠 시스템은 바로 이러한 ‘가격 차별화’와 ‘심리적 유인’이 결합된 사례입니다. 결국 소비자의 자율성과 심리, 규제 환경의 균형 속에서 이 시스템은 게임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