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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경제이야기23 : 아이돌 굿즈 리셀 시장, 수요와 공급의 구조
희소성이 만든 굿즈 경제 생태계
아이돌 굿즈 시장은 단순한 팬 소비 문화를 넘어 경제적 가치를 지닌 2차 시장, 즉 리셀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공식 굿즈는 주로 한정 수량으로 발매되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기 때문에 희소성이 가격 프리미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콘서트 한정 제품이나 특정 멤버 포토카드 등은 발매 직후부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보고서(2022)는 "MZ세대 팬덤은 굿즈 소비를 단순 지출이 아니라 재테크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아이돌 굿즈가 감정적 만족을 넘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재무적 가치가 지배하는 수요
리셀 시장의 수요 측면에서 보면, 팬들은 굿즈를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라 ‘희소한 기념품’으로 인식하며, 심리적 만족을 위해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구매합니다. 특히 인기 멤버의 굿즈는 가격이 수십 배까지 상승하기도 합니다. 이는 소비자의 한계효용 체감 법칙과 반대되는 양상을 보이며, ‘팬심’이라는 비재무적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경제학자 루스 벨빌의 연구(2020)는 K-POP 굿즈 시장을 분석하며 “정서적 결속이 강한 시장일수록 가격 탄력성이 낮고, 브랜드 충성도와 유사한 행동 패턴이 나타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수요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를 보여줍니다.
제한적 공급 전략과 인위적 희소성
공급 측면에서는 공식 판매처가 한정된 수량을 발매함으로써 인위적인 공급 제한이 이루어집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리셀 시장을 자극하며, 일종의 이차적 시장이 정착되도록 만듭니다. 공급자가 한정 수량으로 출시하는 이유는 가격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고, 브랜드의 희소성과 고급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인위적 희소성(artificial scarcity)'이라 정의하며, 독점적 공급자가 소비자 잉여를 흡수할 수 있는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연구소(2021)는 “굿즈 공급은 물리적 원가보다 브랜드 가치에 기초해 가격이 형성되며, 희소성이 핵심 자산으로 작동한다”고 밝혔습니다.
감정과 시장 전략이 맞물린 리셀 생태계
이러한 수요-공급 구조는 특정 굿즈의 가격 거품과 소비자 간 불균형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구매력이 높은 팬층은 희소한 굿즈를 독점하고, 그렇지 못한 팬은 높은 가격을 감수하거나 아예 시장에서 배제됩니다. 이는 문화 소비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며, 팬덤 내 양극화 현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리셀 시장의 과열을 제어하기 위해 일부 기획사는 굿즈의 무제한 재생산이나 디지털화(예: NFT) 방식을 실험하고 있지만, 팬들의 정서적 만족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아이돌 굿즈 리셀 시장은 단순한 상품 거래를 넘어 감정, 희소성, 경제적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유한 경제 생태계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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